AI 인프라 부족 속 투자 전쟁…메타·MS 실적 분석
빅테크 AI 투자, 실적과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다
2025년 2분기, 글로벌 IT 시장을 이끄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를 강화하며 뛰어난 실적을 발표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고, 주가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까지 제기되던 ‘AI 투자 과잉론’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빅테크 AI 투자가 매출 성장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끄는 핵심 동력임을 입증했다.
1. 빅테크 2분기 실적 개요
메타는 2분기 매출 475억 달러(약 65조 9,000억 원)를 기록하며 월가 전망치 448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의 97% 이상이 광고 수익에서 나왔으며, AI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추천 시스템이 사용자 경험 개선에 기여했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 사용 시간은 5%,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은 6% 늘었다. 실적 발표 직후 메타 주가는 12% 급등해 시간외 거래에서 780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이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회계연도 2025년 4분기 매출은 764억 달러(약 106조 원)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26% 늘어난 298억 달러를 기록했다. MS는 이번에 처음으로 애저(Azure) 매출을 공개했는데, 연간 750억 달러를 넘기며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주가는 7% 이상 오르며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했다.
2. AI 투자 과잉론의 종말
작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빅테크 AI 투자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실적은 이러한 시각을 뒤집었다. 메타, MS, 알파벳 등 주요 빅테크들은 모두 자본지출(CAPEX)을 늘리고 있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660억~720억 달러로 제시했고, 내년에는 9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MS 역시 이번 분기 자본지출이 전기 대비 30억 달러 늘어난 240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다음 분기에는 300억 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알파벳도 연초 계획보다 100억 달러 늘린 8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의 주된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 AI 인재 영입 경쟁이다. 둘째,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확충이다. 특히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GPU·전력·네트워크 인프라 확보는 필수 조건이 됐다.
3. 메타의 AI 전략
메타는 AI 추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용자 참여를 늘리고 있다. 알고리즘이 더 정확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사용자가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이는 곧 광고 노출 기회 증가와 광고 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는 “AI가 SNS 콘텐츠 품질을 끌어올렸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초지능 AI 개발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다만 안전 문제를 고려해 초지능 AI는 비공개 모델로 출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메타3, 메타4 등 기존 오픈소스 AI 모델과의 차별화 전략이다.
4. MS의 클라우드 성장과 전략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은 빅테크 AI 투자 효과를 잘 보여준다. 애저는 AI 관련 서비스 수요 증가 덕분에 매출이 급성장했고, 인공지능 기능이 포함된 오피스, 다이나믹스365, 코파일럿(Copilot) 서비스도 기업 고객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MS 최고재무책임자(CFO) 에이미 후드는 “올해 초에는 AI 인프라 공급 부족 현상이 6월쯤 해결될 것으로 봤지만, 이제는 12월까지 개선되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자원 확보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5. 초지능 AI 경쟁과 전망
메타와 MS, 알파벳은 모두 ‘초지능 AI’를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초지능은 현재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보다 훨씬 강력하며, 잠재적으로 새로운 산업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안전성, 윤리성, 규제 문제도 뒤따른다.
저커버그 CEO는 “초지능 AI는 새로운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오픈소스 범위를 제한하고 엄격한 공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MS 역시 자사 AI 플랫폼에 안전 장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알파벳은 윤리적 AI 연구팀을 확충하고 있다.
이번 분기 실적은 빅테크 AI 투자가 단기 비용 부담을 넘어 장기적인 성장 동력임을 증명했다. 메타는 AI 추천 시스템으로 광고 수익을 극대화했고, MS는 클라우드와 AI 서비스 확대로 시총 4조 달러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향후 빅테크 간 경쟁은 초지능 AI 개발과 인프라 확보에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